하루하루를 더 알차게 보내고 싶나요?
결심은 하지만 꾸준히 지키기 힘든가요?
내가 원하는 습관을 일상에 녹이고 기분 좋은 매일을 살아봐요!
[마이루틴]은 매일 꾸준한 루틴 실천을 통해 유저의 습관 형성을 돕는 어플입니다. 루틴, 투두를 적고 하루를 회고하며, 이모지로 달성 표시하고, 신호등으로 성취를 체크합니다. 다른 루티너의 페이지에 가서 구경하고, 응원하고, 탐나는 루틴은 퍼옵니다.
계획을 짜도 오래가지 못해서 항상 포기해온 저도 최근 굉장히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습니다. 어떤 투두리스트나 일정관리 어플에도 만족하지 못했던 저는 이 어플이 매우 반가웠습니다. 그래서 제가 왜 이렇게 잘 쓰고 있는지 한번 생각해보기로 했습니다. '어떤 점이 좋고 별로였는지', '왜 이렇게 설계를 했는지' 의식적으로 고민해보고, '사용자의 멘탈 모델과 맞지 않는 기능들은 어떻게 개선하면 좋을지'에 대해 분석해보았습니다.
01. 자기관리유형 테스트로 내 MBTI에 맞는 루틴 추천
어느 날 친구가 재밌다고 해보라며 저에게 자기관리 유형 테스트 링크를 보내주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뼈를 맞았는데요...
이 테스트는 MBTI, 자기관리와 연관된 성격 분석과 그에 맞는 루틴을 추천해줍니다. '어떤 성격이기 때문에, 어떤 루틴을, 왜 해야 하는지' 설명해주는 부분이 인상적입니다. 성격 분석에 공감하고 추천 루틴도 마음에 든 저는 바로 아래에 있는 '마이루틴 앱으로 자기관리 시작하기' 버튼을 눌렀습니다.
사람들이 새해를 맞이하여 새로운 목표를 설정하고 계획을 짜는 이 시기를 잘 활용하여, 마이루틴은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유형 테스트로 흥미를 유발해 참여를 이끌어내고, 지인에게도 자발적으로 링크를 공유하도록 합니다. 그리고 개인 맞춤 루틴 추천으로 고민을 덜어주면서 바로 '자기관리 시작하기' 버튼을 보여줘, 어플 설치까지 유도합니다.
이 자연스러운 흐름은 어플을 다운로드하고 나서도 이어집니다.
02. 친절한 말투에 그렇지 않은 온보딩...?
1) 빠른 시작과 친절한 안내
보통 어플을 처음 시작하면 개인정보 입력을 완료해야 사용 가능하기 때문에, 귀찮거나 부담스럽기도 합니다. 하지만 마이루틴은 우선 유저가 루틴을 추가하고 여러 기능을 이용해본 다음, 유저가 원할 때 이름, 자기소개, 직업 등 개인정보를 편집할 수 있습니다.
루틴을 만드는 과정에서도 유저가 0부터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존재하는 루틴들을 선택해서 추가할 수 있습니다. 시간대별로 나눠서 차근차근 구성하게 되어있고, 카테고리 별로 루틴을 제안해주며 그중에서도 추천하는 루틴, 혹은 다른 루티너가 많이 선택한 인기 루틴도 따로 표시가 되어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명확한 루틴이 없는 유저도 쉽고 빠르게 원하는 것을 골라 시작할 수 있습니다.
루틴을 추가하는 과정이 지루하지 않게, 마이루틴은 친근한 말투를 사용하며 어플과 대화를 하는 것처럼 느끼도록 계속 말을 건넵니다. 유저가 누르는 버튼조차도 대화하는 느낌의 말투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무엇을 해야 하는지 찾을 필요 없이 어플과 대화를 하면서 메세지(micro-copy)의 안내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루틴을 추가해서 바로 사용할 수 있게 됩니다. 이 캐주얼한 보이스앤 톤은 어플을 사용하는 동안 계속 이어집니다.
2) 지속가능한 실천? 오히려 이탈을 유발하는 '루틴 모아보기'
그러나 견물생심이라고, 너무 많은 선택지는 저로 하여금 완성까지 오히려 더 오랜 시간을 소비하게 했습니다. 추천이나 인기 태그를 통해서 선택지를 줄여주긴 했지만, 이것도 해야 할 것 같고, 저것도 좋아 보이고, 하면서 고른 결과... 저는 21개의 루틴을 완성했습니다... 이렇게 될 거라고 예상이라도 했는지, 마지막 점검 화면에서는 유저가 지속 가능한 목표를 세울 수 있도록 권장 루틴 개수를 제안하며, 꼭 필요한 루틴만 고르라는 메시지가 나왔습니다. 처음에 너무 많은 루틴을 설정하면 오히려 부담이 되어서 오래 지속하지 못하고 결국 포기한다는 유저의 페인포인트를 잘 이해하고 해소해주는 온보딩 경험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신중하게 고민해서 마음에 드는 루틴을 다 넣고 나서야 제한 개수를 알려준다면, 늘리는 것보다 줄이는 것이 더 힘들다고, 유저는 또 시간을 들여 고민하고 삭제를 해야합니다. 같은 고민을 두 번 해야 '루틴 추가하기' 단계를 완성할 수 있습니다. 미리 알았다면 같은 고민을 두 번 할 필요가 없지 않을까요? 그렇기 때문에 마지막에만 제한 개수를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루틴을 추가할 때 뜨는 상단 메시지에서도 이를 미리 언급해준다면, 몇 개를 선택해야 할지 감이 잡힌 상태에서 루틴을 고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마지막 모아보기에서 루틴을 재정렬하고 삭제를 하는 과정도 꽤 어렵습니다. 아침 루틴을 저녁으로 옮기는 경우, 화면 밖으로 루틴을 드래그했을 때 자동으로 스크롤되지 않아, 드래그 앤 드롭을 여러 번 해야 합니다. 그리고 오류인 것 같습니다만, 힘들게 순서를 다 옮기고 나서 한 루틴을 삭제했는데... 재정렬했던 루틴이 모두 처음 담았을 때 순서로 다시 돌아갔습니다... (눈물...) 하지만 가이드가 아닌 메인 편집 기능은 굉장히 쉽고 편리합니다! 루틴 순서 변경 버튼을 누르고, 변경할 루틴의 왼쪽 아이콘을 꾹 눌러 드래그 앤 드롭을 하면 원하는 곳으로 옮길 수 있습니다.
어플을 받자마자 루틴을 완성하고 바로 시작할 수 있게끔 하는 가이드는 유저의 전환율을 높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가이드에서 계속 오류를 겪는다면 오히려 어플을 제대로 사용하기도 전에 이탈을 유발합니다. 가이드가 실제 메인화면에서 진행하는 것보다 불편하다면, 유저가 가이드에서 루틴을 완성시키도록 유도하는 것이 아닌, 가이드가 끝난 후에도 언제든지 편집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려줘야 합니다. 가이드에서 루틴을 대충 추가하고 나중에 다시 수정하는 유저도 있겠지만, 여기에서 불편하게 편집하는 (저 같은) 유저도 있기 때문입니다. 위에서 언급했던 개선사항인 '루틴 제한 개수 미리 언급하기'처럼, "루틴은 언제든지 수정할 수 있어요" 같은 메시지도 슬라이더로 띄워준다면, 굳이 불편함을 무릅쓰고 가이드에서 루틴을 완성시키지 않고, 오히려 가이드를 빨리 끝내고 어플의 메인 기능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
03. 자유롭고 다채로운 커스텀
가이드가 끝난 후에도 이모지와 함께 굉장히 캐주얼한 보이스 앤 톤으로 모든 과정에서 안내하고 응원합니다. 또한 다양한 보기 및 편집 방식을 제공하기 때문에 유저의 평소 사용습관에 맞춰서 자유롭게 커스텀을 할 수 있다는 큰 장점도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특이하거나 개선하면 더 좋을 기능 몇 개만 다루겠습니다.
1) 주 n회 반복 루틴 - 이제까지 몇 번 했지..?
보통 습관형성 어플에서는 요일별로 루틴을 반복하는 기능을 제공합니다. 하지만 매주 상이한 스케줄을 가진 사람이라면, 요일별로 반복할 루틴을 정하기보다, 주 몇 회 할지 정하고 그날 상황에 맞춰서 실천하는 기능이 필요합니다.
마이루틴에서는 이 기능을 '주n회 반복'이라는 이름으로 제공합니다. 주n회 반복을 선택하면, 매주 이 루틴을 7 빼기 n번 건너뛸 수 있습니다. 마이루틴에서는 루틴을 달성하면 옆에 체크 대신 루틴 별로 설정한 이모지로 달성 표기를 할 수 있고, 루틴 달성률이 60%가 넘으면 해당 날짜에 초록불을 띄워줍니다. 루틴을 건너뛰었다고 표기하면 해당 루틴은 그날 달성률 계산에서 제외되기 때문에, 건너뛴 루틴 상관없이 60% 이상을 실천하면 여전히 초록불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매일 해야 하는 일반 루틴과 달리, 주 n회 루틴은 오늘 해야 하는지를 (이미 달성했는지, 몇 번 더 실천해야 달성하는지) 루틴목록을 보고 바로 알 수 없기 때문에 해당 루틴의 달성 현황을 확인해야 합니다. 확인하기 귀찮으면 그냥 미루기도 합니다.
저는 외국어를 여러 개 할 줄 알지만 조금이라도 사용하지 않으면 바로 잊어버려서, 언어 당 주 4회 연습으로 설정하고, 그날그날 원하는 언어를 골라서 공부했습니다. 처음에는 편했는데 며칠 사용해보니, 제가 어떤 언어를 4회 달성했고, 어떤 언어를 아직 못 했는지 바로 알 수 없어서 불편했습니다. 이 루틴을 모두 달성했는지, 아니면 아직 몇 번 더 남았는지 바로 알 수 없어서, 항상 주간 달성 현황에 들어가서 확인해야 했습니다. 찾기 귀찮아서 어떤 주 n회 루틴은 건너뛰기가 불가능해진 날부터 몰아서 해야 했습니다.
유저는 n회 반복 루틴을 보면, '오늘' 해야 하는지를 고민합니다. 루틴을 달성했는지, 앞으로 몇 번을 더 해야 하는지 보고 판단해서 '오늘' 해야 할지 다음에 해도 될지 결정합니다. 하지만 찾고 고민을 하는 과정은 귀찮기 때문에, 주n회 루틴을 편하게 사용하면서 달성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유저가 원하는 정보의 답을 바로 제공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루틴 이름 옆에, 혹은 달성 체크하는 칸에 '(0/n)', n회 중 0회 달성했다는 정보를 직관적으로 표시한다면 유저는 바로 결론을 내릴 수 있습니다.
2) 언제 할래요? - 내 생활방식에 맞춰서
보통 루틴을 정하면 각 루틴을 이행할 시간을 정하게 합니다. 하지만 사람은 모든 스케줄이 시간에 맞춰 정해져 있지 않고, 상황에 맞춰 유연하게 흘러가기 때문에 모든 루틴에 시간을 정하기 힘듭니다. 이를 고려해서 마이루틴은 '언제 할래요' 칸에 글자 및 숫자 모두 입력이 가능하도록 했습니다.
어떤 식으로 적어야 할지 모르는 유저를 위해 상단에 예시도 나열되어 있습니다. 정확한 시간뿐만 아니라 시간대, 장소, 횟수, 상황 등 자유롭게 적을 수 있다는 것을 알려줍니다. 가이드에서 담은 루틴에는 이 칸이 자동으로 채워져 있었는데, 저는 마음에 들어서 대부분 그대로 두었습니다. 전에 타 어플에서는 루틴에 시간을 정하는 게 싫었지만 딱히 다른 대안을 떠올리지 못했는데, 마이루틴에서는 글자로 입력 가능하게 하여 간단하면서도 다양한 유저의 생활패턴에 맞출 수 있어 유용하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이 칸에 시간을 적지 않은 경우, 루틴 목록만 봐서는 시간대를 한눈에 파악하기 힘든 경우가 있습니다. 시간대 별로 루틴목록을 직관적으로 보고 싶은 유저를 위해 마이루틴은 시간대 필터를 제공합니다.
3) 시간대 필터 - 이 시간대의 루틴만 보여줘
사실 처음 제 루틴목록을 메인화면에서 보았을 때는 조금 허탈했습니다. 루틴목록을 시간대로 나누지 않고 이렇게 모아서 보여줄 거면, 시작할 때 순서만 정하면 됐지 왜 아침 점심 저녁으로 나눠서 루틴을 저장한 거지... 싶었습니다. 위에 언급했다시피 가이드에서 루틴을 다른 시간대로 옮기는 작업이 굉장히 힘들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사용해보니, 시간대 필터로 루틴들을 시간대 별로 나눠서 볼 수 있었습니다. 시간대 필터가 잘 작동하도록 가이드에서 시간대를 설정했던 것입니다. 루틴을 추가할 때, 아침, 점심, 저녁 중 해당하는 시간대를 선택해야 하며, 상시로 해야 하는 루틴은 여러 시간대를 선택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루틴목록에서 시간대 필터를 적용할 경우에는, 한 시간대만 선택할 수 있고, OFF를 눌러 다시 모든 루틴을 볼 수 있습니다.
사소한 부분이지만, 저는 "OFF"라는 워딩보다 "ALL"이 더 어울린다고 생각합니다. 이 기능이 필터이기 때문에, 필터를 끄다는 의미에서 OFF라는 워딩을 사용했을 것이라 추측합니다. 하지만 유저는 "오전 필터를 켤래" 라기보다는, "오전의 루틴만 볼래"라고 생각을 합니다. '필터'라고 적혀있는 버튼이 아닌, 각 시간대를 의미하는 이모지를 눌러서 그 시간대의 루틴을 보기 때문에, 의식적으로 이것을 필터라고 생각하며 사용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모든 루틴을 보는 필터 설정은, "필터를 끌래"의 OFF가 아닌, "모든 루틴을 볼래"라는 의미의 ALL이 더 유저가 생각하는 방식과 어울립니다.
4) 도전루틴 - 이것만큼은 놓치지 않겠어
많은 루틴을 목록에 넣어두었지만, 모든 루틴이 같은 중요도를 갖고 있지는 않습니다. 꾸준히 하고 싶은 것, 안 하면 안 되는 것, 이런 루틴은 다른 것보다 눈에 띄게 표시가 되어야 더 신경을 쓸 수 있습니다. 마이루틴에서는 어렵지만 꼭 지키고 싶은 루틴을 도전루틴으로 설정하면 루틴목록에서 하이라이트 됩니다. 특정 루틴을 형광펜으로 강조하고 싶다면 도전루틴으로 설정하면 됩니다.
이 기능을 보면서, 근데 투두는 왜 강조할 수 있는 기능이 없을까, 라는 고민을 하게 되었습니다. 유저는 그날 해야 하는 일을 투두로 추가합니다. 그중에도 그날 꼭 해야 하는 일이라면, 도전루틴처럼 목록에서 눈에 확 들어와야 합니다. 마이루틴에서는 투두를 추가할 수 있지만, 루틴과는 달리 하이라이트 기능은 없습니다. 다만 이름 왼쪽에 TODO라는 이모지가 붙습니다. 저는 가이드에서 담아온 루틴이 많아, 그 형식 그대로 모든 루틴 이름의 왼쪽에 이모지를 추가했기 때문에, TODO 이모지는 색도 어두워서 눈에 잘 띄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투두에도 강조할 수 있는 별개의 기능이 필요합니다. 도전루틴을 하이라이트 기능으로 변경하여 루틴과 투두 상관없이 유저가 원하는 대로 할 일을 구분할 수 있게 한다면, 중요한 일이 잊히는 일이 없을 것입니다. 물론 다른 용도로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저는 시간대별 필터를 이용하면 다른 루틴이 잘리기 때문에 전체 목록을 더 선호하지만, 시간대가 한눈에 파악이 안 됩니다. (그리고 투두는 시간대를 설정했는데도 모든 시간대 필터에 나타나서 불편합니다.) 그래서 시간대별로 색상을 정해서 루틴을 구분하면 전체 목록에서 시간대를 빠르게 파악하는데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여기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긴 글이라 두 편으로 나누겠습니다. 다음은 쉬어가기, 달성 현황 체크, 다른 루티너 등에 관해서 다룰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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